잔소리와 서비스, 그리고 트레이드 오프 ㄴ 서-어비스 디쟌

잔소리 라는 노래가 있다. 2AM 의 멤버인 임슬옹과, 아이유의 콜라보레이션 곡이었다. 이 곡은 서로에 대한 걱정과 기대, 바람이 가득한 풋풋한 연인들이 서로에게 하는 잔소리로 구성되어 있다. 두 보컬의 음색은 아름다워, 저런 연애를 하고 싶다는 감상을 불러일으키며 꽤나 히트한 곡이 되었다.

하지만 사실, 잔소리 라는 단어는 어감상, 부정적이다.  잔소리를 풀어보면 잔 – 소리 이다. 잔은 작은, 세세한 느낌을 일으킨다. 소리는 여기에 연결되어 ‘듣기 싫은’ 무언가가 된다. 사실 중요한 것은 이것을 듣는 이 뿐만이 아니라 하는 사람도 안다는 것이다. 듣기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것이 분명하지만 하는 것이 바로 이 ‘잔소리’ 다.

메뉴얼에 대한 이야기를 사용자와 기획자의 자유 라는 글에서 풀었었다. 공교롭게도 이 번 주제는 여기에서 이어진다. 기획자는 서비스로 하여금 사용자가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끊임없이 잔소리를 하게 만든다. 로그인 해라, 필수 정보 빼먹었다, 여기선 접근 할 수 없다…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 라는 것이 ‘잔소리’의 핵심이라면 사실 저러한 종류의 가이드는 ‘잔소리’가 아닐 것이다. 본래, 기획자의 의도대로 사용자가 움직이게 만들기 위한 장치이니까. 하지만, 잔소리가 사실 정말로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 일까? 그 의도는 대체로 그럴 수 있겠다. 하지만 대다수는 나는 이렇게 살아왔으니 너도 이렇게 살아야만 되 라는 꼰대짓의 한 부분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

다시 서비스로 돌아가자. 서비스가 시시 때때로 사용자에게 하는 메시지는 그래서 꼰대짓이 되기 싶다. 사용자의 자유는 그 꼰대짓에 짖밟히고, 사용자는 서비스에 흥미를 잃고 떠나게 된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종종 사용되는 방법은, 보다 친숙한 언어로 ‘잔소리’를 하는 것이다. ‘우리 앱을 평가해 주세요’ 가 아니라, ‘평가 안하면 미워할꺼야~’ 라는 식으로 글을 바꿔 주는 것이다. 메시지, 텍스트를 바꾸었을 뿐인데 사용자들은 그래, 시간 되면 한번 해 주지 뭐, 라고 생각하곤 한다. 왜냐하면 바로 저 작은 차이점이 꼰대가 하는 잔소리가 아니라 – 처음 말했던 – 연인이 서로에게 하는 잔소리 처럼 들리게 되는 까닭이다.

게임화(Gamification) 은 아직 제대로 정의된 영역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내 기준의 게임화에는 이러한 요소가 들어간다.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부정적인 메시지에 소소한 즐거움을 더하는 것. 그것이 서비스의 디테일이고 또한 오래 가는 서비스의 비법이라고 나는 믿는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보자. 듣기 좋은 잔소리는 형용 모순이다. 그러나 윗 문장 까지 나는 그러한 ‘서비스’를 주문하였다.  왜냐하면 기획이란 이러한 형용 모순을 뛰어넘을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UX, 서비스 디자인 등의 영역에서도 이러한 사용자의 needs 와 시스템 사이의 trade-off 가 있는 영역을 주목하라고 한다. 혹은, 사용자의 needs 사이의 충돌이 있는 지점을 잘 관찰하라고 한다. 왜냐면, 고도화된 산업 사회에서 해결되지 못한 ‘needs’가, 사업 기회가 그 곳에 있기 때문이다.

작가, 작가주의 그리고 기획자라는 글에서 나는 현 시점에서 기획자라는 직군은 위기에 직면했으며, 스스로의 철학을 가지고 ‘한 차원 높은’ 기획을 해야만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해결 불가능한 지점에 아이디어를 더하여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이런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어렵다. 모두가 생각해봤음직하고, 누구라도 실패할 것만 같은 영역이다. 하지만 이것을 조금이라도 해결할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 결과를 내놓지 못한다면 ‘직군’으로의 기획자는 현재의 추세대로 소멸할 지도 모른다.

 

(+)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이런 걸 할 줄 안다고 묻는다면 no comment

(++) 세 개의 주제 만에 밑천이 떨어진 것은 아닌가 고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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