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RIGHT NOW, WRONG THEN, 2015)

영화는 한 감독의 일종의 '외도' 와도 같은 에피소드에 대한 2가지 묘사로 이뤄진다. 첫 번재 묘사는, 본인의 결혼 사실에 대한 실토로 끝나버린 일, 두 번째는 난 결혼했지만 네가 너무 좋다, 어떡하냐 류의 대사로 마지막에는 웃으며 떠나는 모습을 그리는데.
감독: 홍상수
주연: 정재영,김민희
관람일시: 2015년 10월 3일(토)
관람장소: CGV 청담 ART 2관
개인적으로 예술 영화를 보면서, 음...우와...으아.... 정도의 감상 이외에 떠올려 본 적은 없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예술영화로 분류해야 할 지는 잘 모르겠다. 애초에 예술영화라는 분류는 동어 반복이기도 하고. 하지만, 적어도 홍상수 감독의 영화도 음...어...하하 정도의 감상만 남아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내가 느낀 감정이, 내 몇 안되는 연애 경험에 대한 회고로 인한 찝찝함인지, 혹은 이해할 수 없는 영화속 인물의 행동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정확하지가 않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지금도, 그때도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고 무엇이 맞고 틀린지도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영화는 한 감독의 일종의 '외도' 와도 같은 에피소드에 대한 2가지 묘사로 이뤄진다. 첫 번재 묘사는, 본인의 결혼 사실에 대한 실토로 끝나버린 일, 두 번째는 난 결혼했지만 네가 너무 좋다, 어떡하냐 류의 대사로 마지막에는 웃으며 떠나는 모습을 그리는데.
영화의 기묘한 점이라면, 똑같을 수 있는 사건에 대해서 약간씩 변주하여 2번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타임리프도 아니고, 망상도 아니고, 상상도 아니고... 그냥 보여준다. 두번의 묘사 가운데에는 감독의 필체로 보이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라는 문장만 있을 뿐이다.
SF를 좋아하는 입장으로, 혹은 영국 드라마 셜록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계속해서 달라진 점들을 카운트하고, 기억하려 애써가면서 무엇이 정답인지 찾기 위헤서 심력을 다 쏟았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길에, 도저히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위에 말했듯, 지금도 그때도 뭐가 맞고 틀린건지 알 수 없었다. 단순히 시간 나열순이니 두번째가 지금이고 맞는 것인가? 그런 우스꽝스런 생각이나 하며 걸어 나오다가 그냥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사람관계라는 것은 그냥 저냥 그렇다. 우리는 고도로 정신이 연결된 생명체(프로토스?) 가 아니기에, 어차피 서로를 계속 모르며 살아간다. 심지어는 자기 자신도 잘 모른다.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는 상태로 흘러가는 시간은 지금인지 그때인지 헷갈리는 순간들도 있다. 반복되는 일상은 데자뷰를 느끼게 해 주지만, 그것이 항상 추억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같은 실수, 같은 잘못들.
물론 당연히 좋은 일들도 그렇고.
그래서, 지금도 그때도, 무엇이 맞고 틀린지는 중요하지 않을까 라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사실 정답은 없는 것이니까. 라며 그 날밤 복잡한 머리를 비우려 애쓰며 잠들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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